< 그림자 재판 >
정치 검찰에 대한 신랄한 비판적 풍자극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대한민국의 오래된 사회적 모순과 잘못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 2019년 연말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고, 2020년 7월 15일부터 공수처법이 시행되었으나 국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아직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는 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촛불탄핵 이후 사회개혁에 대한 국민적 욕구가 하늘을 찌르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미온적인 듯하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 사회의 강력한 권력인 검찰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연극이 준비되고 있어 화재다.
197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1981년 한국 희곡문학상 1987년 현대문학상,
2006년 한국문학상 등을 수상한 극작가 오태영의 신작 <그림자 재판>이다.
주인공 최박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어느 날 검찰에 소환된다.
얼마 전 꾼 꿈이 불온하다는 이유.
프로파일러까지 동원한 검찰은 최박의 꿈이 ‘혁명을 선동’하는 내용이라 몰아붙이고,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누구나 꿈을 꿀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외치지만,
검찰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구속적부심에서 영장이 기각되는 망신을 당한 검찰은 ‘털면 뭐라도 나온다’는 정신으로
새로운 혐의를 찾는다.
이번엔 성폭행으로. 기래기를 통해 혐의를 발표하고, 이를 근거로 수사를 시작하고,
다시 수사과정을 발표하고.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진실은 한 단편일 뿐, 그것이 드러날 땐 이미 낙인은 찍힌 뒤.
<그림자 재판>은 유치한 조롱일 수도 있고, 온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에 대한 욕망일수도 있다.
연극의 소재로 활용된 사건들은 지난시간동인 봤던 것 같은 사건들이고,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이야기들도 왠지 익숙한 사건들이다.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조금 헷갈릴 수도 있을 듯.
‘정치 검찰 풍자 블랙코미디’로 설정한 연극 <그림자 재판>의 출연진이 만만치 않다.
시트콤에서 유쾌한 연기를,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서 열정적 연기를 보여줬던 홍경인과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에서 활약한 김현균이 주인공 최박 역을 맡았다.
악역이라면 악역인 부장검사는 연극 카프카 변신, 부장들 등에서 활약한 손성호,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는 최진석이 출연하며, 이들 밑에 젊은 검사역으로 드라마 녹두꽃, 연극 싸이킥,
히스테리아 등에 출연한 김명식, 영화 블랙아웃, 학교 가는 길, 연극 로미오 지구착륙기 등에서
활약한 정경훈, 드라마 언제나 해피엔딩, 노춘예찬 등에 등장했던 박근형이 출연한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이들 검사를 돕는 프로파일러 역에는 영화 사랑의 선물, 순수의 시대,
연극 손님들, 변태 등에 출연했던 문영동이 출연한다.
판사 역으로는 영화 박수건달, 방송 드림하이, 연극 오구 등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를 보인 김경룡과 영화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드라마 태왕사신기, 연극 태풍, 등신과 머저리 등에서 활약한 김영웅이 출연하고, 영화 느블레싱, 연극 처음처럼, 사흘동안 등에 출연하고 SK 텔레콤 등의 광고에서도 익숙하게 보던 안수현, 영화 기방도령, 연극 독심의술사, 의자는 잘못없다 등에 출연한 조영지, 영화 메이킹 패밀리, 아빠가 돌아왔다와 다양한 광고에서 이쁨을 뽐내던 김용주가 유희 역으로 출연하고, 소영 역에는 연극 모텔판문점,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등에서 열연한 김진아가 출연한다.
어쩌면 이 연극 <그림자 재판>은 정치나 검찰을 비판하는 목적을 가진 프로파간다(propaganda)일 수도 있다. 한쪽의 시선을 보다 강하게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고, 기억해야 할 교훈을 준다면 이 또한 즐겁게 보며 즐길수 있겠다.
공연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8월 4일부터 10월 4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주차공간은 없다 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